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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캐나다 워홀 4장] 캘거리에 정착하다


너무나 즐거웠기에 돌아서기 정말 아쉬웠지만 본래 목적지였던 캘거리를 향해 내 딛은 첫발은 진짜 캐나다 생활을 시작한다는 설레임과 정말 혼자남았다는 막막함이 교차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을 타고 날아와 한국사람들과 한국말을 들으며 밴쿠버로 날아왔지만 캘거리를 가기위해 탑승한 비행기는 캐나다 국내선인지라 외국인들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비행기 창밖만 바라보며 착륙시간만을 기다렸습니다. 

1시간 남짓 날아왔을까요.. 착륙 준비를 하니 안전벨트를 메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긴장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내려서 뭘해야하지.. 어딜가야하지.. 또 한국인 민박을 찾아야하나.. 밴쿠버는 한국사람들이 많아 흔하게 찾을 수 라도 있었지만 캘거리는 한국사람도 많이 않다는데 있기는 할까? 숙소가 달려있는 직업을 구해야하나?? 
본래 일이 코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천하태평이다가 막 닥치면 그때서야 걱정하고 허둥지둥하는 성격이라 캘거리에서 살아갈 걱정도 비행기 착륙직전 들기시작했습니다. 

국내선이라서 그런지 입국 수속도 없고 고속버스타고 터미널에 도착한것 마냥 그냥 짐들고 나오면 되더군요.. 짐도 얼마 없어 정말 1박 2일짜리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습니다. 캘거리 국제공항은 말만 국제공항이지 규모도 작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캘거리와 가장 다른 점은 너무나 춥다는 것이었습니다. 4월 중순이면 봄이 찾아왔을 줄 알았는데 캘거리는 아직 영하의 기온이었습니다. 제가 입고 있는 옷은 봄에 맞춰져있었구요.. 추우니까 생존본능이 더욱 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얼어죽기는 싫었은까요.. ㅋ

일단은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가려고 하는데..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버스 푯말 어디에도 다운타운으로 간다는 버스는 없었습니다. 어찌저찌하여 물어보니 버스를 타고가다가 기차로 갈아타야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한 기차는 C-train이라는 캘거리의 전철이었죠.) 
아 난감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갈아타야할지도 모르겠고..;; 일단은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혹시나 정거장을 놓치는 일이없도록, 언제든 빠르게 내릴 수 있도록 뒷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귀를 쫑긋 세우고 환승을 하라고 들었던 whitehorn 역의 이름이 나오나 나오지 않는가에만 집중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걸리더군요.. 약 40분정도를 달린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제옆에 홈리스처럼 생긴 할아버지가 앉아서 자기는 피지에서 왔는데 넌 어디서 왔냐며 피지에서 생산한 사탕수수를 더 이상 팔곳이 없어 피지에 직업이 없다며 자신이 캐나다로 오게된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분도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매우 간단한 단어들로만 조합해서 설명해주셔서 왠만큼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아닌가 괜히 돈달라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경계심도 들었지만 생존을 위해서 영어한마디 못하고 캐나다로 건너와 지금까지 사신 할아버지를 보면서 용기도 얻고 긴장도 조금 풀렸습니다. 

버스안에서도 사람들에게 다운타운 갈려면 어떻게 가야하냐며 지겹도록 물어봤습니다. 다운타운으로 가기위해 c-train을 갈아타는 역에 도착하니 저와 함께 있던 버스 안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내리라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내쫒기는 기분이었습니다 ㅋㅋ 잠깐이지만 얘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던 피지의 할아버지께도 건강하시라고 말씀드리고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환승제도 처럼캐나다도 환승제도가 있습니다. 버스를 처음 탈 때 "트랜스퍼 플리즈~" 라고 한 마디만 하면 기사아저씨가 내가 버스에 탑승한 시간이 적힌 종이쪽지를 하나 끊어줍니다. 
하지만 당시엔 저도 모르고 있었지요. 기사아저씨게 다운타운 가냐고 물어보고 타니 당연히 환승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하시고 끊어주셨는데 전 그게 당연한건줄알고 그 다음뻔엔 트랜스퍼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답니다. 
혹시나 캘거리에서 일회용 승차권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트랜스퍼플리즈~를 반드시 외치기시기 바랍니다. 가끔식 시간을 아주 여유있게 끊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유용하게 쓸일들이 있답니다. 
저는 다운타운 놀러갈때 끊어준 트랜스퍼로 돌아올때까지 쓴적도 있답니다.^^

 

(캘거리 시민들의 발이되어주는 c-train, 따로 티켓을 검수하는 곳은 없지만 가끔씩 캘거리 경찰들이 탑승하여 승객들에게 티켓을 검사하고 다닙니다. 왠만하면 꼭 구비하시고 타세요ㅋ 운 없으면 벌금내고 끝나는게 아니라 한국으로 쫒겨납니다. ㅋ )



처음 타보는 c-train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우리의 전철과 비교하면 말이죠. 
자.. 이제부터 다운타운을 가야하긴 하는데 역 이름중에는 다운타운이라는 역이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말이죠..
일단은 창밖풍경을 보며 높은 빌딩들이 보이면 내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노선도를 가만히 살펴보니 Cityhall, Centre St 등 다운타운 모양새가 그려지는 이름들이 좀 있습니다. 일단은 그 근처에서 내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빠른속도로 달리는 c-train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영화 "나홀로집에"에서 집안에 혼자 남은 케빈이 가족들을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는 기분과 흡사했습니다.ㅎㅎ 밖은 눈이 쌓여있고 추웠고, 저는 혼자였습니다....ㅠㅠ

일단 c-train에서 내리기는 했는데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밴쿠버 한인민박에서 만난 누나가 알려준 호스텔을 찾아 일단 걸었습니다. 
알고있는 유일한 정보는 큰 통신사 건물(telus) 옆 빨간 벽돌건물이라는 것.. 

밴쿠버에서 만난 동생이 알려준 홈스테이정보 사이트에 홈스테이를 하고 싶다고 메일을 몇통 보내긴했지만 답장은 없었고 일단 다음 묶을 곳을 구할때까진 값이 싼 호스텔에서 묶기로 했습니다. 호스텔에서도 홈스테이 혹은 룸메를 구하는 사람을 꾸준히 알아보고 메일을 보낼 의향으로.. 

얼어버릴 것 같은 손을 녹여가며 다운타운을 돌아다녔습니다. 호스텔을 찾아서.. 호텔로비에서 몸을 잠시 녹였다가, 건물 안에서 잠시 몸을 녹여가며 두어시간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호스텔을 찾았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좋아보이는 시설은 아니었습니다.
방값은 제 기억에 하룻밤에 30불.. 결코 싼 금액은 아니었습니다. 8인실 도미토리였고 2불주고 따로 사야한다고해서 일단은 샀습니다. 침대도 더럽고, 동양인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ㅋ 그곳에서 계속해서 홈스테이 관련 답멜을 확인하고, 홈스테이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답멜이 한통도 오지 않더군요. 
밴쿠버에서 같이 지낸 친구들이 아침식사를 부지런히 만들어 든든하게 먹여줘서 그런지 배도 고프지 않았습니다. 밤거리도 좀 걸어보고 싶었지만 너무나 추운 날씨와 얇은 옷만 가지고 온 제 불찰이 있고 싶지 않은 호스텔안에 머물게 했습니다. 
 

본래 모르는 사람과도 말을 잘하고 활달한 성격인데 생존의 문제가 닥치니 누구와도 말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영어도 자신 없었구요.. 메일만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메일을 확인했는데 역시나 한통도 와있지 않았습니다. 

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받은 모든 답메일이 스팸메일로 가 있더군요. ㅡ.ㅡ;;

일단은 그곳에서 빠져나가 홈스테이를 알선해주는 유학원을 찾아다녔습니다. 학원을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일단은 사정이 급해 혹여나 한달을 돈주고 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집을 구해야겠다 싶었습니다. ;;
그렇게 다운타운을 돌아다니다가 찾아간 유학원이 바로 '리얼 캐나다'였습니다. 
이준희 원장님이 운영하고 계신 유학원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리얼캐나다 유학원 모습(저를 캘거리에 정착하게 한 첫번째 포인트 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와 같은 동네에서 오래 사셨던 분이시더라구요.. 
홈스테이할 곳을 구해줄 테니 걱정 말라고 하시면서 정 안되면 우리집이라도 데리고가서 재울테이 걱정말라고 하시면서 저를 안심시켜주셨습니다. 그리고는 홈스테이를 구하고 있는 집에 전화를 넣으셨습니다. 그 목소리와 이름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데이빗?" 이 이름이 곧 제 집주인의 이름이 됩니다. ㅋ 

저한테 집을 구했으니 퇴근할때 같이 가보자고 하시더군요. 
집의 위치는 캘거리 SE(South East) 지역이었습니다. Queens Land 라고 해서 거리 이름을 모두 영국 여왕이름으로 따온 평온한  커뮤니티 였습니다. 제가 가게된 것은 Queen Alexandra RD. 300번 집 ㅋ 알렉산드라 여왕의 거리였습니다.
(솔직히 영국여왕중에 알렉산드라 라는 이름을 가진 여왕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_-; )
가면서 원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집밖에 없는것 아니니 혹시나 들어가서 맘에 안들면 절대 미안해서 여기 묶거나하지말고 맘에 안든다고 말하라고.. 다른집도 볼 곳 많다고..
이준희 원장님은 캘거리 생활을 영위하게 해준 첫번째 구세주였습니다.

 


저도 바로 이 집을 선택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짐도 내리지 않고 몸만 내렸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긴장하며 기다렸습니다. 어떤 사람들일까.. 막상 홈스테이를 해보면 백인은 얼마 없다는데 백인일까.. 노부부인가.. 혼자 별의 별 상상을 하며 기다리는데 너무나 잘 생긴 청년이 나왔습니다. 대충인사를 나누고 집을 보여주는데 오래된 집이기도하고 그다지 잘 사는 고급집은 아니었지만 매우 깨끗했습니다. 젊은 부부였고, (남자는 33 여자는 27) 7개월된 아기가 있었습니다. 지하에는 1000여편에 이르는 디비디와 게임씨디 등이 보였고 한번더 지하로 내려가니 헬스기구들과 .........
헛!! 드럼이 보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때까진 밴드에서 드럼을 쳤습니다.) 기타도 보이고... 

보면 볼 수록 살고 싶어졌습니다. 저 젊은 부부와 지하실에서 드럼치고 기타치며 놀 수 있다면... 
더 이상 집을 볼필요도 없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집이 나타날것 같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내게 될 방도 깨끗했고, 더욱이 홈스테이 학생을 처음 받아보는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생각이지만 처음 받아보는 사람들이라 시험삼아 공짜학생인 저를 추천해본 것은 아니가 싶습니다. ㅎㅎ 하지만 이유야 어째던 두고두고 캐나다에서 홈스테이를 해본 학생들이 부러워하는 집에서 전 살게되었습니다. )

 

(이집 정면 모습입니다. 청록색 페인트가 맘에 안들었지만 다른건 다맘에 들었습니다 ^^ 집주인들도 이페인트 색을 맘에 안들어해서 나중에 고동색으로 다시 칠했습니다 ㅋ)


이준희 원장님께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지내겠다고, 헌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월 650불로 계약을 하려했는데 제가 밴쿠버에서 은행 계좌를 틀며 돈을 다 계좌로 넣어버려서 가지고있는 현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정을 이준희 원장님께 말씀드리니 대신 내주겠다고 돈을 찾아서 나중에 갚으라고 하십니다. +_+ 이정도면 구세주 맞죠?? 

데이빗(집주인)이 이준희 원장님께 저친구 영어할줄 아냐고 묻더군요. 이준희 원장님은 잘 못한다고 소개를 해주셨고 데이빗이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저에게 물었습니다. 

have you been to Canada?

데이빗과 태어나서 처음 대화한 문구였습니다. ㅋ
사실 1992년 가족들과 미국여행을 오며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국경을 넘어 30분정도 캐나다에 체류한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미국여행을 오며 캐나다 비자도발급 받았었구요.. 그래서 저도 제가 말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영어를 구사해 말했습니다. 

In 1992,  I've been to Niagara Falls. that's all ! 

데이빗과 이준희 원장님 모두 살짝 놀라며 그 정도면 큰 불편함은 없겠다는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준희 원장님은 첫달치 집세를 내주시고 가셨고 방에 짐을 푼 저는 그때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배가 고팠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밴쿠버에서 아침을 먹고 오늘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질 않았더군요.. ㅋ 
린다 Linda (집주인 와이프)가 저에게 저녁먹었냐며 먹을 것좀 줄까? 하고 물었습니다. 

거절할만큼 뱃속상황이 좋지 않아 바로 외쳤습니다.
Oh, Please !! 

저민 소고기와 그레이비, 콩, 야채, 튀긴 감자 등 별것 아닌것들이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ㅠㅠ 
거지 같이 밥을 먹고 짐을 마저 풀고 동네 구경을 했습니다. 아직 4월이지만 캘거리는 해가 빨리 지더군요. 
린다가 애기가 울어서 시끄러울지 모르니 혹시나 그러면 사용하라며 귀마개를 몇개 주었습니다. ㅎㅎ 



애기소리는 듣지도 못할만큼 피곤했습니다.. ㅎㅎ
그렇게 캘거리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정을 풀었습니다. 드디어 캘거리 생활의 시작입니다. 
가지고 온것이 별로 없는것 같았는데 막상 풀어보니 생각보다 많더군요 ..;;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한 일은 이 집안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은 일입니다. ㅋ


집 거실과 엔터테인 룸 모습입니다. 사진 속에는 dvd가 몇개 없는것 같지만 소파뒤쪽 책꽂이에는 셀 수도없이 많았습니다. ㅋ 티비아래 장식장에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와 수많은 씨디들이..;; 처음엔 저곳에 있는 영화를 다보고 돌아오는것이 목표였습니다. ㅎㅎ 물론 다볼 수 없었지만요..


 저를 이집으로 이끌었던 드럼셋!! >>ㅑ오~! 
집주인 부인인 린다가 피부관리사일을 집에서 하는 바람에 집안 한켠에피부관리실이 마련되어있었습니다. ㅎㅎ
파라핀도 있었고 다양한 메니큐어들, 약품, 화장품들이 즐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생긴 우리 집주인 데이빗 사진!! ㅋ

정말 잘생겼드랬죠 ㅋ 아빠를 닮은 아기는 너무나 귀여웠답니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죠? 사실 데이빗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잘 웃지도 않고 말도 까칠하게 했구요 ㅋㅋ 나중에 데이빗 가족들을 만나보니 가족내력이더군요 ㅎ 모두가 까칠한 집안이었습니다. ㅋ 

나머지 가족사진은 천천히 보여드리록할게요.. 늦은시간 퇴근하고 짬내서 작성하느라 포스팅 하나를 하는데도 오래걸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