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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캐나다 워홀 6장] Second cup 에서 받은 첫 pay check !!

한 동안 퇴근이 늦고 약속도 겹쳐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ㅠㅠ 
워홀러 분들께서 기다리는 걸 알기에 저도 매일매일 "오늘은 꼭 올려야되는데.." 를 머릿속에 되새기며 하루를 보낸답니다.;;


해외에서 제가 가져본 첫 직장은 캐나다의 프랜차이즈 커피숍 Second Cup 이었습니다.  
캐나다를 가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로고를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캐나다 토종 브랜드라는 자부심 덕인지 이민자들이 모여 세워진 국가인 캐나다 정부의 애국심 강요때문인지 캐네디언들에겐 사랑받는 브랜드 입니다. 다만 커피값이 결코 싸진 않습니다. 스타벅스와 비슷하거나 메뉴에 따라 스타벅스보다 조금 비싸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일 로스팅하는 4 가지( medium, dark, flavor, decafe) 원두 커피와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다양한 커피종류가 존재합니다. english breakfast tea 와 우유를 섞어만든 london fog(밀크티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ㅎ)도 특징있는 메뉴 중 한가지 입니다. 또한 원두를 즉석에서 그라인딩 해서도 팔아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는 사람들이 고급원두를 찾을 땐 세컨컵에와서 원두를 사가곤 했습니다. 

첫 출근날 제 트레이너로 지정된 사람은 Crystal 이었습니다. 이름이 크리스탈이라 생긴것도 크리스탈 처럼 생겼을거라 생각했는데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ㅎㅎ 


그나마 가장 사람답게 나온 사진입니다. 얼굴에 분장도 안했고.. 아마 조카를 보러 간것 같습니다. 조카보러 가는 날은 얼굴분장을 안하더군요. 분장을 평소 너무나 심하게 하고다녀서 다운타운 한복판에서도 100미터 밖에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죠 일단 얼굴에서 살색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해도 그녀가 얼마나 욕심을 포기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ㅋ 
아무튼 매우 강한 캐릭터였습니다. 

캐릭터는 그렇다치고 일단 그녀의 말은 알아듣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액센트도 강했고 말도 빨랐습니다. 게다가 각종 유행어와 농담들이 섞여 나오는 통에 도무지 무슨 소린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ok so Chris, "sdfjhw샤불라샤불라eoi348wergwoerh2o4tujhwoef8wye9ifhwoefh"   but! don't worry about it! 

제귀엔 돈워리 어바우릿! 밖에 안들렸습니다. 먼소린지 하나도 몰라서 걱정되죽겠는데 그저 걱정하지 말랍니다. ㅡㅡ;;
그냥 실수하고 혼나면서 배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ㅋ

레시피를 주며 어떤 음료를 어떻게 만드는 지를 익히라고 했습니다. 
실수를 할 때마다 크리스탈은 크게 꾸지람을 했습니다. 제가 보는 앞에서 음료를 쏟아버리고 다시 만들어보라고 했습니다. 손님이 기다리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할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당시엔 크리스탈이 그렇게 미워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도 어린게 오빠한테 온갖 꾸지람을 주고 조그마한 실수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여간 원망스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당시 크리스탈이 절 가르쳤던 방식이 너무나 고마워졌습니다. 아무리 바쁜상황에서도 전 실수하는 법이 없었고, 이를 인정받아 일을 시작하고 약 6개월 후 트레이너 직급을 달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일을 시작한 친구들보다 먼저 승진을 한거죠. ㅎㅎ 한국에서는 있기 힘든일이었습니다. 능력제라고 말은 하지만 한국의 정서는 아직도 "선배대접"이라는 불문율이 강하게 뿌리 박혀있기 때문이죠.


캐나다는 1불과 2불짜리가 동전으로 되어있습니다. 지폐의 가장 작은단위는 5달러입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며 가장 어려웠던 것은 거스름돈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없는 25센트 개념이 하나 낀것이 거스름돈 계산을 상당히 까다롭게 만들었습니다. 예를들어 1불 47센트를 거스름돈으로 주려면 1불짜리 동전하나와 25센트 짜리 동전하나 그리고 10센트 두개 1센트 두개 이렇게 나가야하는데 25라는 숫자를 돈단위에 넣어서 계산해야하는 것이 적응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동안 일끝나고 집에오면 거스름돈을 주는 연습을 했습니다. 
데이빗이 얼마! 라고 얘기하면 저는 그에 맞는 동전을 집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몇일 연습을 하고나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넘어야할 산맥은 역시나 영어였습니다. 다양한 손님들이 들어와 다양한 액센트로 주문을하고 음료이름도 제각각이고 종류도 많아 한동안은 메뉴를 익히는 데 치중했습니다. 음료 제조는 만들기 쉬운 음료부터 하나하나 적응을 해갔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동료들이 너무나 착한 친구들이어서 잘 도와주었습니다. 더욱이 동네 장사였기에 단골손님들이 많아 동양인을 보기힘든 동네에서 한국에서 온 학생이 일을하고 있지 관심을 많이 보여주며 제가 못알아 듣는것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해주고 팁을 따로 주기도 했습니다 ^^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린다 데이빗과 저녁을 먹으며 하루일과를 일기쓰듯 자연스레 얘기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자주사용하게되는 단어가 하나 둘씩 늘고 집에돌아와 영문법책을 놓고 보며 새로운 어법과 규칙을 익히고 다음날 커피숍에 나가 동료들에게 사용해보고 손님들에게도 사용해보며 다양한 반응들을 듣고 기억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니 조금씩 이해도도 높아지고 손님들이 실없이 던지는 농담들이 웃기기 시작했습니다. 

농담들이 웃기기 시작하니 점점 재미가 붙었습니다. 하지만 또 난관이 있었으니 바로 드라이브 쓰루~ 차에서 내리기 싫은 양키녀석들이 차에 앉아 스토어바깥에 있는 마이크에 대고 주문을 하는데 바람소리와 자동차 엔진소리 등이 섞인 소리가 무전을 타고 들려오는 드라이브쓰루는 한국말이라도 명확하게 알아듣기 힘들었을 것 같았습니다. 
영어로 그 말들을 알아들으려니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한 손님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를 받아주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세번정도 못알아 듣다가 마지막에 그것을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고 이해하고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준적도 있었습니다. ㅎㅎ 

단골손님들도 하나둘씩 제 얼굴이 익어가자 무뚝뚝하던 손님들도 제게 말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선물을 주는 손님도 있었고 집으로 초대하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ㅋ 

또 익숙해지기 더뎠던 것이 바로 주문을 받는 기계의 조작이었습니다. ㅋ
얼마나 무식하게 만들어 놨는지 사용이 익숙해지기 전 까지는 주문을 하나 받는데도 기계에서 원하는 버튼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것이 주문을 받을 때 쓰는 기계의 버튼들입니다. 위치도 제각각이고 택스를 붙이느냐 마느냐 결제수단, 사이즈, 각종 옵션선택 등이 다 원버튼으로 되어있어 피아노건반처럼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주문을 받고도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봐야했습니다. 특히나 자주 주문이 들어오는 음료가 아닐경우 찾는게 한참의 시간을 소비해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바탕화면을 이 버튼의 모습으로 해놓고 매일 매일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니 몇 주후부턴 익숙해 지더군요.. 

그외 커피를 내리는 스킬, 그라인딩 방법, 커피관리 방법 등 디테일한 것들은 하나하나 배워갔습니다. 약 두달후부터는 가게를 혼자서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보험회사 등에서 오는 전화들이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지만 큰 무리없이 일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를 배우려거든 뛰어들어야 합니다. 학원에서 배우는 영어는 내가 하고 싶은말, 할 수 있는 말만 쓰면 되었지만 일을 하게되면 알아듣지 못하는 말도 등에 땀을 삐질삐질흘려가며 알아들으려 해야하고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말도 어떻게든 표현하여 의사를 전달하여야 합니다. 단언컨데 생활영어 실력을 가장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손님을 응대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맨날 똑같은 말만 해야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은 하루에도 몇번씩 발생하고 동료들과도 커뮤니케이션해야하며 각종 전화응대도 해야합니다. 따로 영어를 조금씩 더 공부하지 않고는 못배깁니다. 






제 뒤쪽으로 보이는것이 커피를 드립하는 기계입니다. 종류별로 다른 커피를 하루종일 드립시킵니다. ㅎ









손님을 대할 땐 항상 웃으라고 모닉(가게 매니저)이 그렇게 말했는데 손님말을 알아들으려면 전 집중해야만하기에 도저히 미소따위는 머리속에 상상되질 않았습니다. ㅎㅎ 손님이 농담을 던져줘야 그제서야 웃곤했지요,, 제가 너무 무뚝뚝해 보여서 일부러 손님들이 절 보면 농담을 많이 던지곤 했던 것 같습니다.









 
자청하여 제 영어선생님이 되어준 브랜든 입니다. 캐나다 생활동안 가장 친한 친구였죠ㅎㅎ 너무나 착하고 성실한 친구였습니다. 여자를 유난히 밝히긴 했지만 말이죠 ㅋ 업무부터 시작하여 하루에 한 단어씩 영어를 가르쳐주고 항상 끝나고 집에 같이 걸어가며 이런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제 영어실력 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해준 일등 공신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제 이력서를 이 친구가 본 순간 모닉에게 이 친구를 반드시 뽑으라고 강력추천 했다고 합니다. 모닉도 그의 말에 흔들렸다고 하구요 ㅎㅎ 어찌보면 제 캐나다 생활은 이 친구덕에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며 안부를 묻곤합니다. 저보다 2살 어린친구인데 사실 하는 짓을 보면 10살은 어린것 같았죠^^










일을 시작하고 2주 후에 받은 첫번째 급여 체크 입니다. 이 곳은 이주에 한번씩 급여가 나오더군요. 사직을 하기 매우 좋은 구조입니다. 2주 마다 급여가 나오니 말이죠 ㅋ 우리돈으로 약 60만원 정도,. 제가 일한 시간을 생각하면 꽤 괜찮은 수입이었습니다. ㅋ 2주간 제가 일한 날은 약 8일 정도 밖에 안되었으니 말이죠 ㅎㅎ
인컴택스는 일단 내기는 하지만 나중에 택스 환급기간에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 체크를 가지고 은행에가면 돈을 줍니다 전 은행에 고스란히 입금시켰습니다 ㅎ 
외화를 벌어 본 첫번째 순간이라 그런지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간만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뛰듯이 걸었습니다. ㅎㅎ








첫번째 월급으로는 저를 위한 선물을 하나 주기로 했습니다. ㅎ 

근처 마트 중 한군데(제가 있던 커뮤니티의 상권안에는 약 4개의 대형마트가 있었습니다.)에서 한국라면을 팔기에 첫월급을 기념하기 위하여 하나 샀습니다. 약 한달 만에 맛보는 대한민국 이었습니다. ㅎ 라면의 맛 자체보다는 입안이 얼얼한 느낌이 참 그리웠습니다. 원래 매운음식을 좋아하거든요 ㅋ 아주 맛있게 국물도 남기지 않고 다먹었습니다.^^


이렇게 점점 일은 적응해가고 동료들과도 친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린다와 데이빗도 제가 친구가 생기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영어가 날이갈 수록 느는것을 보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구요. 제가 사랑하는 아기 빈센트도 하루다 다르게 커갔습니다. ㅎㅎ 
그렇게 캐나다생활에 저도 적응해 갔습니다...



이 다음엔 다운타운으로 나가보도록하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