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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c's 갤러리

헤어 리본을 한 소녀 (Girl with the Hair Ribbon)





파란 눈동자와 금발 머리를 한 아름다운 백인 소녀가 무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나를 응시하고 있다.
마치 나와 함께한 철저한 계획하에 사람들 죽여놓고 정작 자신이 죽인 사람을 보자 심경에 작은 소용돌이가 치는 듯하다.
그림은 밝은 색감과  단순화 된 형태, 뚜렷한 망점(Benday dot)등이 더해져 마치 만화책의 한 부분을 확대한 듯하다. 

이 작품은 '행복의 눈물'의 작가로도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이 그린 '헤어 리본을 한 소녀'다. 
그는 대량 생산된 이미지와 공산품 등을 사용해 기존의 이미지를 패러디하거나  재해석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사실 만화책 이미지를 최초로 사용한 것은 에드어드 루쉐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활발하게 만화책을 차용, 그림과 조각에 사용한 탓에 이 방식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특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리히텐슈타인이 이미지를 패러디 한 것은 사회비평을 하기 위함이나 기존 문화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미국의 미적 정서를 대중에게 알리고 고급예술로 불리던 순수 미술의벽을 허물고자 한 시도라고 이해하고 싶다.
일상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예품과 대중매체, 그리고 공산품 그 자체를 예술 형식으로 사용했던 리히텐슈타인이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팝 아티스트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때문이 아닐까..


제목 ㅣ 헤어 리본을 한 소녀  (Girl with the Hair Ribbon)
작가 ㅣ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1923~1997)
재료 ㅣ Oil and Magna on Canvas (122 * 122 cm)
제작 ㅣ 1965년